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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 감별이 혐오를
막을 수 있을까
아이돌 그룹
리센느의 유튜브 콘텐츠에 등장한 “무섭노”라는 말이 ‘일베 말투’ 논란으로 번졌다. 지난 1일부터 X(트위터)를 시작으로 해당 발화를 '일베
문화'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고 영남 방언에 대한 분석들까지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논쟁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가 말을 얹으면서 격화한 모양새다.
조국 전 대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며 영남말의 ‘나’와 ‘노’ 용법을 구분해야 한다고 썼고, 이준석 대표는 이를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라는 어미는 실제 영남
방언에서 쓰이지만, 동시에 일베 등 극우 온라인 문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방식으로 전유해온 표현이기도 하다. 같은 말끝이라도 지역어,
인터넷 밈, 정치적 조롱의 맥락이 겹치면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의미를 읽는다.
편집자 코멘트
일베 문화의
일상적 침투는 분명 우려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일차원적인 ‘판독법’을 공유하며 개별 화자를
재단하고 ‘나락’으로 보내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일베 문화를 온정주의적으로 품자는 뜻이 아니다. 어떤 말은
의도적으로 쓰이고, 어떤 말은 모르고 따라 쓰이며, 어떤 말은 이미 밈과 농담의 형태로 넓게 퍼져 원래의 맥락을
흐린다. 그런데 극우 문화를 비판한다면서 맥락과 배경 없이 개별 화자만 판정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극우의 방법론인
반지성주의의 거울쌍일 수 있다.
더 위험한 것은
이런 혼란을 정치가 가져다 쓰는 방식이다. 당장 지난주 배재고의 5·18 폄훼 응원 논란이 사과와 징계 절차로 가는
동안, 문제의 본질을 이야기하기보다 자기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이슈로 활용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이 문제를
10대와 20대의 세대적 문제로 가두는 시각도 위험하다. 문제의 원인보다 발화 장면에 더 집중했던 사회와, 이런
혐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권이 함께 만든 사회적 장면이기 때문이다. 자성이 필요한 쪽은 1020 세대가
아니라, 오히려 진영 정치에 익숙해져 혐오와 낙인을 정치적 자원으로 소비해온 정치인과 평론가 등 여론 주도층에 더
가까워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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