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개의 전환, 서로
다른 미래
지난 19일
전국 곳곳에서 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서울에서는 환경·노동·종교 단체와 시민들이 세종대로 일대를 행진했고, 대구·대전·광주·충남 등 전국
곳곳에서 지역별 행진과 집회가 진행됐다.
올해 행진의
주요 메시지는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피지컬AI·데이터센터 중심의 ‘3대 메가프로젝트’ 폭주를 멈추자는 것이었다. 기후정의행진은 매년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심화하는 사회의 방향을 틀어 다른 전환의 길을 만들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행진에서도 참가자들은 대규모 전력과 자원을 필요로 하는
성장 전략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하며 탈핵·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요구했다.
한편 정부와 에너지 산업이
그리는 ‘전환’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과정에서는 폐쇄되는 석탄발전 부지에 SMR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
과제로 제시됐고, 영흥화력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SMR 전환 가능성도 거론됐다. 고리1호기 해체 부지 역시 원자력연구원이 SMR이나
데이터센터·산업단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직 상당 부분 검토·제안 단계이지만, 3대 메가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산업 확대와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전제로 SMR 등 핵발전을 확대하려는 구상은 기후정의행진이 제시한 전환의 방향과 대비된다.
편집자 코멘트
모두가 ‘전환’을 말하는 시대다. 하지만 무엇을 더 짓고 어떤 산업을 키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정부와 시장의
전환만이 우리 앞에 놓인 유일한 미래는 아니다. 에너지 수요 자체를 다시 묻고, 공공재생에너지와 노동·주거·건강의
권리, 지역의 삶을 함께 이야기하는 기후정의와 사회정의의 전환이 더 많은 이들의 삶과 생태적 회복력을 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전환을 둘러싼 두 가지 다른 언어가 그리는 서로 다른 미래를 두고 경합하는 정치적 구도 형성이 필요해
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