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이 나서서 노동자 조직화를 돕는 곳이 있다? 미국 노동절이었던 지난 7일(현지 시간),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시장실 산하에 ‘노동자 권력실(Mayor’s Office of Worker Power, MOWP)’ 신설을 발표했다. 뉴욕시는 노동자의 조직화를 지원하는 이런 형태의 전담 조직은 미국 최초라고 설명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조직국장을 지낸 토니 펄스타인이 초대 책임자를 맡는다. 노동자 권력실은 노동자에게 권리를 알리고 노동조합과 노동자센터 등 노동자를 지원하는 조직을 연결하며, 현장 노동자·노조·이주노동자·플랫폼 노동자 등을 모아 공청회를 열고 노동자의 경험을 정책으로 연결한다. 뉴욕시는 특히 신기술 도입, 노동자 오분류, 이민자 신분을 이용한 착취, 기후위기로 인한 노동 안전 등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를 다룰 때 노동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를 지원하는 공적 기구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유럽에는 노동회의소 전통이 있고, 최근 한국에서도 ‘K-노동복지회의소’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차이는 있다. 현재 구상 중인 K-노동복지회의소는 기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형 노동자에게 퇴직공제·복지·권익보호 등을 제공하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반면 뉴욕의 노동자 권력실은 지방정부가 노동자의 ‘조직화’ 자체를 지원하고, 조직된 노동자의 목소리를 도시 정책으로 연결하겠다고 나섰다는 데 특징이 있다. 편집자 코멘트뉴욕시의 시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동자의 권익 보호라는 행정 영역에서 한발 더 나아가 노동자들이 조직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직접 지원한다는 점이다. 권리를 침해당한 뒤 구제하는 것과 애초에 노동자 스스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꽤 다른 접근이다. 특히 임기가 정해진 지방정부의 정책은 집권 세력에 따라 후퇴할 수 있지만, 노동자의 조직화는 행정 바깥에도 지속될 힘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노동자의 조직화를 새로운 사회 문제를 풀어가는 통로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AI와 자동화가 일을 바꾸고, 플랫폼 노동과 이주노동이 늘고, 폭염 등 기후위기가 노동조건을 흔드는 상황에서 정책은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두기 쉽다. 뉴욕시는 적어도 제도 설계상으로는 노동자를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의 참여자로 끌어들이겠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도 K-노동복지회의소 논의가 진행 중이다. 비정형 노동자의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출발이다. 여기에 한 가지 질문을 더 붙여볼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뿐 아니라, 그 노동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스스로 이해를 대표할 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뉴욕의 변화가 던지는 질문은 오히려 여기에 가까워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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