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논의 첫 단추가 "현직 대통령 연임" 논란이라니 조정식 국회의장이 내년부터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조 의장은 어제(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민이 개헌 의제를 직접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2027년 중후반까지 여야 합의를 끌어내 이번 국회 임기 안에 개헌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개헌 의제로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의 계엄선포권 제한, 권력구조 개편, 선거관리 제도 개혁 등을 제시했다. 문제는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조 의장이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답하면서 불거졌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임기 연장이나 중임제 개헌이 이뤄져도 당시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정의당은 현직 대통령 연임 불가를 분명히 합의하는 것이 개헌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민변·양대 노총 등이 참여한 시민개헌넷도 헌법상 불가능한 현직 대통령 연임을 국민의 선택에 따라 가능한 것처럼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국회의장실은 논란이 커지자 같은 날 밤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앞선 발언을 수습했다. 편집자 코멘트지난 지선과 함께 추진하려던 ‘원포인트 개헌’도 정치권의 합의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쉽지 않은 과제인 만큼 내용만큼이나 정치 전략과 실행 경로 면에서도 섬세하게 다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 해석될 여지를 제공한 것은 부적절했다. 개헌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권력 연장 논란을 불러들이면, 정작 논의되어야 할 정치·사회 개혁 의제조차 뒤로 밀릴 수 있다. 따라서 현행 헌법에 명시돼 있듯, 현직 대통령에게 연임을 허용하는 개헌은 논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한 번 더 확인할 필요도 있다. 개헌 이슈가 현직 대통령 임기라는 소모적인 정쟁의 수렁에 더 깊이 빠지지 않도록 발언 당사자인 국회의장뿐 아니라 정치권이 나서 매조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개헌이 대통령 임기와 권력구조를 조정하는 작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AI로 인한 산업과 노동 환경 변화, 기후 위기, 양극화, 수도권 집중 해소 등 헌법과 관련한 시대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반도체와 AI를 앞세운 성장주의 전략과 대규모 개발의 압력이 커지는 시점에 불평등과 기후·생태위기 대응을 헌법적 과제로 세우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불필요한 논란으로 개헌의 동력을 소진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어떤 원칙 위에서 변화할 것인지에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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